우리나라의 울창한 산림은 수많은 야생동물의 보금자리입니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간 급속한 도시 확장과 개발로 인해 산림 면적은 점차 줄어들고 있으며, 그로 인해 다양한 야생동물이 서식지를 잃고 있습니다. 특히 산양, 삵, 담비는 산림 훼손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종입니다. 이 글에서는 산림 파괴가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과 보존의 필요성을 알아봅니다.
산양: 절벽과 암릉의 수호자
산양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이자 천연기념물 제217호로 지정된 포유류로, 설악산, 태백산, 오대산 등의 고산지대 암벽과 절벽에서 서식합니다. 바위 타기 능력이 탁월하고, 해가 진 이후 주로 활동하는 야행성 동물입니다.
그러나 최근 수십 년간 관광 인프라 확대, 케이블카 건설, 산악도로 확장 등으로 인해 산양의 주요 서식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산림이 단절되면서 산양의 번식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으며, 먹이 부족과 인간 간섭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산 아래로 내려오는 경우도 늘고 있습니다.
산양은 고산지대 생태계에서 식생을 조절하고, 종 다양성 유지에 기여하는 중요한 존재입니다. 산양의 감소는 고산 생물군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국립공원공단 등에서는 산양 이동통로 설치, 인공 먹이 공급, 드론 모니터링 등의 보호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산악 개발과 함께, 산양을 위한 산림 보존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할 과제입니다.
삵: 도시 근처에서 사라지는 한국의 야생 고양이
삵은 고양잇과 동물로,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유일한 야생 고양이입니다. 몸집은 작지만 날렵하며, 주로 쥐, 새, 개구리 등을 사냥합니다. 낮은 산지와 숲, 하천 주변에 서식하며, 사람의 눈을 피해 조용히 살아가는 은둔형 동물입니다.
과거에는 전국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현재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될 정도로 개체 수가 줄어들었습니다. 가장 큰 원인은 산림 파괴와 도심 확장입니다. 삵은 민감한 서식 습성을 가지고 있어, 산림이 끊기거나 소음이 많은 지역에서는 번식과 생존이 매우 어려워집니다.
삵은 농촌과 산림의 해충(쥐 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며, 생태계 건강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종입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삵을 위한 생태통로와 모니터링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으며, 삵이 다시 나타난 곳은 생태계 복원 지표로 활용되기도 합니다.
지자체와 환경단체는 삵 보호를 위해 산림 녹지 보존, 불법 사냥 방지, 야생동물 도로사고 줄이기 운동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담비: 숲의 지배자이자 상위 포식자
담비는 족제비과에 속하는 날렵한 포식자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입니다. 산림 깊은 곳을 빠르게 누비며 다람쥐, 새, 곤충, 과일 등을 사냥하며 살아갑니다. 매우 활동적이고 지능도 높아, 산림 생태계에서 상위 포식자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담비도 서식지가 단절되면 영역을 유지하지 못해 경쟁과 스트레스를 받게 되며, 개체 수가 빠르게 줄어들게 됩니다. 특히 도심 확장과 휴양지 개발로 인해 숲이 잘린 곳에서는 담비의 흔적조차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담비는 야생동물 도로사고(로드킬)에 자주 희생되는 종 중 하나입니다. 이는 숲이 도로로 인해 갈라지면서 담비가 이동 중 차에 치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생태통로 확보와 도로 밑 생태굴, 고속도로 주변 울타리 설치가 중요한 대응책입니다.
담비는 먹이사슬 내에서 생태적 균형을 맞추는 역할뿐 아니라, 숲의 건강도를 보여주는 지표종이기도 하므로 적극적인 보호가 필요합니다.
산양, 삵, 담비는 우리나라 산림 생태계를 지탱하는 핵심 생물들입니다. 그러나 산림 훼손으로 이들의 삶의 터전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개발이 불가피하다면 그에 상응하는 생태 보전 계획이 필수입니다. 우리가 이들의 존재를 알고,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을 갖는 것만으로도 생태계 회복의 첫걸음이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숲을 지키는 일에 함께 해주세요.